PROJECT2007. 11. 24. 22:36

"실장님 방ㆍ팀장 자리 어디로 갔지?"

포스코가 서열을 허무는 파격적인 사무실 자리 배치로 수평적 조직 문화 정착에 나선다.

13일 포스코에 따르면 지난달 서열 순으로 배치돼 있던 운영회의 지정석을 과감히 폐지한 데 이어 이번 주부터 월말까지 실장방과 팀장석을 없애는 자리 재배치 작업을 진행한다.

이에 따라 실장은 팀장 자리로 이동하며 팀장은 팀원들과 나란히 앉게 된다.

회사측은 이미 지난달 중순 실장,그룹리더,팀리더들에게 이해와 협조를 구하는 메일을 발송했으며 동관 9층 경영혁신실을 시범층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번 자리 재배치는 포스코의 조직문화가 지속적으로 개선되고는 있으나 서열과 형식을 우선시하는 관행은 여전하다는 직원들의 지적에 따른 것이다.

민영화된 지 7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조직 문화에 권위주의가 일부 남아 있다는 내부 비판을 수용한 셈이다.

포스코는 2000년 민영화 이후 회사 내부에 존재하던 권위주의와 서열 및 형식 중시 관행을 개선해 나가는 작업을 지속적으로 벌여왔다.

먼저 고객 중심으로 프로세스와 조직을 재설계하면서 가장 성공적인 경영혁신 방법으로 평가 받고 있는 6시그마를 도입했다.

또 이구택 회장의 지시에 따라 모든 간부들도 단순히 보고받는 데서 그치지 않고 고유의 업무와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결재만 하는 임원'을 없앤 것.지난달에는 서열 순으로 배치돼 있던 운영회의 지정석을 과감히 없애고 자유롭게 앉을 수 있도록 했다.

오래된 민간기업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파격적인 변화에 대해 사내에선 우려와 기대의 목소리가 교차하고 있다.

우려하는 쪽에선 대외적인 활동에 있어 간부들의 위상이 낮게 비쳐질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방문객들이 '팀장 자리가 어디냐'고 물었을 때 곤란할 수 있다는 것.환영하는 쪽은 의사결정이 빨라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무래도 팀장이 옆에 앉으면 이전보다는 쉽게 대화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6시그마 등 혁신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면서 의식이 많이 바뀐 탓인지 변화에 대해 예상보다 반발이 적었다"며 "공기업 시절과는 다르게 승진할 수록 더 힘들어지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송대섭 기자 dssong@hankyung.com

입력: 2007-11-13 17:34 / 수정: 2007-11-14 09:17

Posted by shinning